계좌번호 하나 잘못 눌러서 엉뚱한 사람에게 돈이 갔다. 상대방에게 연락했더니 '내 계좌에 들어왔으니 내 돈'이라며 돌려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 민사 소송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착오송금된 돈을 알면서도 안 돌려주면 형법 제355조 횡령죄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남의 돈인 줄 알면서 쓴 것'이기 때문이다.
1️⃣ 왜 횡령죄가 되나 — 형법 제355조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착오송금된 돈은 법률상 송금인의 재산이다. 수취인의 계좌에 있더라도, 수취인은 이를 '보관하는 지위'에 있을 뿐 정당하게 취득한 것이 아니다. 민법 제741조(부당이득)에 따라 반환 의무가 있고, 이를 알면서 임의로 사용하면 횡령이 성립한다.
횡령죄 성립에 필요한 3가지 요건은 다음과 같다.
- 보관 의무 발생: 착오송금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시점부터
- 착오 인식: 은행 통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거액 입금 등으로 판단
- 임의 사용: 인출, 소비, 채무 변제 등 보관 의무를 벗어난 사용
2️⃣ 실제 판례 — 돌려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2024년부터 2025년까지 법원은 착오송금 횡령 사건에서 일관되게 유죄를 선고하고 있다.
사례 1: 은행 통지 후 채무 변제에 사용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5고단339 — 피고인은 약 1,500만원이 착오 송금된 사실을 은행으로부터 통지받았으나, 이를 채무 변제와 임금 지급에 사용했다. 법원은 은행 통지 시점에 보관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고 횡령죄를 인정했다.
사례 2: 보이스피싱 피해금 2,300만원 사용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4고단1643 — 보이스피싱 피해금 2,300만원이 입금된 후, 피고인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인지하면서도 돈을 임의 소비했다. 법원은 횡령 유죄를 선고했다.
💡 2024-2025년 판례 동향: 초범이라도 피해 금액을 돌려주지 않으면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추세다.
3️⃣ 무죄가 된 경우도 있다
반대로, 착오송금 사실을 몰랐다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청주지방법원 2024노1448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착오송금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다. 핵심은 '알았는지 여부'다. 착오 인식이 없으면 보관 의무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4️⃣ 돈을 잘못 보냈다면 —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
반대로 돈을 잘못 보낸 입장이라면,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예금자보호법 제39조의2에 근거한 제도로, 2021년 7월 6일부터 시행 중이다.
신청 조건
- 건당 5만원 이상 1억원 이하
- 착오송금일로부터 1년 이내 신청
- 금융회사를 통한 사전 반환 요청 후 불응한 경우에만 예보 신청 가능
절차
- ① 거래 은행에 착오송금 반환 요청
- ② 수취인 불응 시 예금보험공사에 반환지원 신청 (온라인: fins.kdic.or.kr / 전화: 1588-0037)
- ③ 예보가 수취인에게 자진반환 권유
- ④ 불응 시 법원 지급명령 절차 진행
- ⑤ 회수액에서 비용 차감 후 송금인에게 반환
5️⃣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 동시에 가능하다
상대방이 반환을 거부하면 민사와 형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 민사: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
- 형사: 형법 제355조에 따른 횡령죄 고소
형사 고소의 실질적 효과가 크다. 수사가 시작되면 상대방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합의에 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액사건(3,000만원 이하)이라면 소액사건심판을 통해 1회 변론으로 빠르게 판결을 받을 수도 있다.
❓ 자주 묻는 질문
Q. 모르고 써버렸는데도 횡령인가요?
착오송금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은행 통지를 받지 않았거나 거래 맥락상 인식 불가능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Q.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 신청하면 수수료가 있나요?
예보가 법원 지급명령 등을 통해 회수에 성공하면, 회수액에서 소요 비용을 차감한 후 잔액을 돌려준다. 자진반환으로 바로 회수되면 비용 차감 없이 전액 반환받을 수 있다.
착오송금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돈을 잘못 보냈다면 즉시 은행에 반환 요청하고, 불응 시 예금보험공사에 신청하면 된다. 반대로 모르는 돈이 내 계좌에 들어왔다면, 사용하지 말고 은행에 알려야 한다. '내 계좌니까 내 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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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법령
- 형법 제355조 (횡령, 배임)
-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의 내용)
- 예금자보호법 제39조의2 (착오송금 반환지원)
- 예금보험공사 착오송금 반환지원: fins.kdic.or.kr
- 찾기 쉬운 생활법령 — 착오송금 반환: easylaw.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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