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노동 — 부당해고, 퇴직금, 직장 내 괴롭힘

퇴직금 월급에 포함됐다면 퇴사 후 전액 다시 받을 수 있다

생활법률가이드 2026. 3. 16. 11:32

"퇴직금은 월급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따로 안 줍니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근로계약서에 '퇴직금 포함 월 250만 원'이라고 적혀 있으면 정말 퇴직금을 다 받은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대법원은 이런 약정을 무효라고 봤다. 이미 매달 퇴직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더라도, 퇴사할 때 퇴직금을 다시 청구할 수 있다.


1️⃣ 퇴직금 분할 약정이란

퇴직금 분할 약정이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매월 월급이나 매일 일당과 함께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미리 나눠 지급하기로 한 약정을 말한다.

흔히 이런 형태로 나타난다.

  • 근로계약서에 '퇴직금 포함 월 OOO만 원'
  • 급여명세서에 '퇴직금' 또는 '퇴직적립금' 항목으로 매달 지급
  • 연봉 계약 시 퇴직금을 12분의 1로 나눠 매달 지급

특히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나 프리랜서에 가까운 계약직 근로자에게 많이 적용된다.


2️⃣ 대법원이 내린 판단 — 분할 약정은 무효

대법원은 2010년 전원합의체 판결(2007다90760, 2010.5.20.)에서 퇴직금 분할 약정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세웠다.

💡 퇴직금 분할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핵심을 정리하면 이렇다.

  • 퇴직금은 퇴직할 때 받는 것이 법의 원칙이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
  • 매달 나눠 미리 주는 약정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
  • 무효이므로, 이미 지급된 금액은 퇴직금을 '준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 따라서 근로자는 퇴사 시 퇴직금 전액을 다시 청구할 수 있다

3️⃣ 이미 받은 돈은 어떻게 되나

여기서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다. "매달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돈은 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대법원은 이미 지급된 퇴직금 명목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보고, 사용자가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여기에 중요한 제한이 있다.

  • 사용자는 부당이득반환채권과 퇴직금채권을 상계할 수 있다
  • 단, 상계는 퇴직금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만 가능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

예를 들어, 3년간 퇴직금 명목으로 총 300만 원을 받았고, 실제 퇴직금이 600만 원이라면? 사용자가 300만 원을 상계하더라도 퇴직금의 절반인 300만 원은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결국 근로자는 최소 300만 원을 받게 된다.


4️⃣ 합법적인 퇴직금 중간정산은 따로 있다

퇴직금을 퇴직 전에 받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은 특정 사유가 있을 때 중간정산을 허용한다.

  • 무주택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 무주택 근로자가 전세금 또는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1회 한정)
  • 본인, 배우자,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 치료비 부담
  • 파산 선고 또는 개인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 천재지변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 사유

이런 사유에 해당할 때 근로자가 신청하면 중간정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용자가 매달 알아서 나눠 주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5️⃣ 퇴직금을 다시 청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면, 퇴사 후 다음 순서로 청구할 수 있다.

  1. 사업주에게 퇴직금 지급을 서면으로 요청한다
  2. 14일 이내 지급하지 않으면 고용노동부에 진정(신고)한다
  3. 노동청 조사 후에도 미지급 시, 민사소송 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무료 법률 지원을 활용한다

⚠️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퇴직일로부터 3년이다 (근로기준법 제49조). 3년이 지나면 청구 자체가 불가능해지니 퇴사 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퇴직금 미지급 시 사업주에게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 자주 묻는 질문

Q. 근로계약서에 동의 사인을 했는데도 무효인가요?

그렇다. 퇴직금은 강행법규이기 때문에 근로자가 동의했더라도 법에 어긋나는 약정은 효력이 없다. 대법원도 '근로자가 사전에 퇴직금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이므로 무효라고 판시했다.

Q. 프리랜서 계약이라 퇴직금이 없다고 하는데요?

계약서 명칭이 프리랜서, 위촉, 용역이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했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다. 근로자로 인정되면 퇴직금 청구 역시 가능하다.

Q. 1년 미만으로 일했는데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나요?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인 경우에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 다만 계약 갱신이 반복되어 실질적으로 1년 이상 근무한 것으로 인정되면 퇴직금 대상이 될 수 있다.


✅ 마무리

"이미 매달 받았으니까 퇴직금은 없다"는 말은 법적으로 틀린 주장이다. 퇴직금 분할 약정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무효이고, 퇴사 후 전액 재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사용자도 이미 지급한 금원에 대해 상계를 주장할 수 있으니, 구체적인 금액 정산은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퇴직일로부터 3년 소멸시효가 지나기 전에 반드시 움직이자.

비슷한 상황이라면 아래 글도 참고해보자.


📎 참고 법령